이 글은 제주도 여행기가 아니고, 박스앤자전거 이용 후기 입니다.
5월 8, 9일, 1박 2일 일정으로 제주도 한 바퀴 돌았습니다. 8일, 김포에서 첫 비행기를 타고 제주 공항에 내려 박스앤자전거에서 자전거를 대여했으며, 다음 날 오후에 종주를 끝내고 반납했습니다.
비용: 이틀 일정이었기 때문에 제 자전거를 가져가지 않고, 대여했습니다. 제 자전거를 포장해서 운반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었고, 비용도 적게 들었습니다. 새로 생긴 업체라 지금 promotion 기간 중인 것 같습니다. 여타 자전거 대여 업체에 비해 금액이 좋습니다. 다만 promotion 기간이 끝난 다음에는 대여료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는 박스앤자전거와 소비자가 각자 알아서 판단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자전거: 저는 로드자전거, EPOCA E5800을 이용했습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고급자전거 제조업체 ELFAMA 제품입니다. 알루미늄 알로이 프레임 자전거로 105 구동계를 갖추고 있는 최상급 자전거 입니다. 당연히 성능은 만족스러웠습니다. 요즘은 더 고가의 카본 프레임 자전거를 대여해 주는 업체도 있는데요, 저는 이것이 더 좋았습니다. 카본 자전거가 나쁠 리는 없지만, 빌리는 자전거로는 좋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전거 관리의 문제, 자전거 손상시 책임 문제 등, 골치아픈 일이 생기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거든요. 앞서 대여했던 사람이 눈에 띄지 않는 크랙을 만들어 놓고 그걸 제가 타다가 문제가 발생하고............ 아무래도 여러 사람손을 타는 자전거로는 알루 프레임이 적합하다고 믿습니다. 제주도 자전거길 종주에 E5800이면 차고도 넘칩니다.
정비: 대여 자전거의 가장 큰 문제점 중의 하나가 정비 상태입니다. 웹상에 종종 대여 자전거의 정비 불량을 토로하는 후기가 올라옵니다. 말도 안 되는 얘기들입니다. 사실 대여 업체의 수준을 결정하는 것이 자전거 관리라 생각합니다. 일단 박스앤자전거의 자전거는 모두 최근에 구입된 새 자전거인데다, 사장님께서 직접 한대 한대 꼼꼼히 살펴봅니다. 정비의 중요성을 당연히 잘 이해하고 계십니다. 여쭈어 봤더니, 대여 자전거의 종류를 많이 늘리지 않는 것도 정비의 편의성을 위한 것이라더군요. 아마도 예외없이 잘 셋팅된 자전거를 대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업체 위치: 제주 항 바로 맞은편입니다. 제게 큰 의미는 없었지만, 그래도 이곳이 공식적으로 제주환상자전거길 시작점이랍니다. 공항에서 거리가 아주 가깝지는 않은 것이 단점인데, 박스앤자전거에서 공항 픽업을 해 주시니 아무 문제없습니다. 물론 자전거 반납 후에도 공항으로 배웅해 주시고요. 공항 밖으로 걸어 나가는 수고가 필요없습니다.
요즘 서비스 업체가 친절하지 않은 경우가 드물긴 합니다만 역시나 이곳도 친절은 기본입니다. 돋보이는 것이, 자전거나 자전거 여행에 대한 이해가 깊으셔서 이용자들의 사정을 잘 아십니다. 아마 자전거 대여뿐만 아니라 제주도 자전거 여행에 관한 다른 조언들을 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
기타: 첫손에 꼽고 싶은 것이, 자전거 반납 후 샤워를 할 수 있습니다. 대여점 내에 남여 탈의실 및 샤워실이 있습니다. 땀을 뻘뻘 흘렸는데, 비행기는 타야하고...... 요긴하게 이용했습니다. 아마 실제로 이용해보면 얼마나 유용한 지 체감하실 겁니다.
전조등, 후미등, 헬멧, 자물쇠 등 자전거 용품들을 어떻게 하실런지........ 제대로 갖추고 비용을 지불하게 하고 대여를 하실 지, 아니면 전적으로 대여자가 준비하게 하실건지...... 왜냐하면 저사양의 제품들은 성능이 충분하지 않아 실제로 이용하기에 부족합니다. 충분한 성능을 갖춘 제품들은 고가이니 무료로 대여하기는 힘드실테고요.
요즘 전기 자전거 대여가 많답니다. 일정, 체력적인 문제 등 여러가지 이유로 전기자전거를 이용하시는데 이것도 좋은 대안인 것 같습니다. 차로 여행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제주도를 볼 수 있을 겁니다. 아무튼 자전거 여행자가 많아야 자전거길도 잘 관리될 것이고요.......
일정이 허락한다면 오는 가을, 10월 쯤에 중학생 딸아이와 함께 제주도 종주하기로 했는데 아마 자전거 가져오지 않고 대여할 것 같습니다.
제주도 종주가 어땠냐고요? 전국의 대부분 자전거 길이 그렇듯, 자전거 길이 아주 잘 관리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산방산부터 중문, 서귀포까지는 오르막, 내리막도 많고요. 무엇보다 역품이 심해서 고생했습니다. 그래도 역시 제주도는 제주돕니다. 제주도環狀자전거길은 제주도fantastic자전거길입니다.